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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과 위로를 주는 가수 '예스터데이' 설운도의 인생곡은? 덧글 0 | 조회 192 | 2020-11-24 17:36:30
비룡짱  

지난 6일 방송된 1회에서는 ‘인생앨범 예스터데이’(이하 ‘예스터데이’)의 안방마님인 가수 주현미가 게스트로 출연, 평생을 함께해 온 노래와 인생이 담긴 사연을 전하며 시청자들과 함께 웃고 웃었다. 그리고 이어진 2회 방송의 게스트는 38년 경력의 트로트가수 설운도가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설운도의 ’인생앨범-예스터데이‘ 수록곡

1. 김희진 ‘석별’

2. 조문근 ‘나의 어머님’

3. 전철민 ‘아버지’

4. 손태진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5. 김재환 ‘보랏빛 엽서’

6. 신유 ‘잃어버린 30년’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7. 박세욱 ‘이별의 부산정거장’

8. 조정민 ‘추억 속으로’

9. 문용현 ‘여자 여자 여자’

▶Keyword#1 금수저, 흙수저가 되다

▷집안이 어려워진 계기

설운도는 “우리 집은 금수저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고향이 부산 해운대인데, 그 당시에 부모님께서 굉장히 많은 재산을 가지고 계셨다. 땅이 있었는데, 우리 땅을 밟지 않으면 어디도 못 갈 정도였다. 그런데 여러 가지 가정사로 한순간에 몰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 부모님이 따뜻한 분이셨다.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못 지나가셨다. 입고 있던 옷이라도 벗어 드리는 분들이다. 그런데 주변 몇몇의 안 좋은 분들이 유혹을 했고, 졸지에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 나도 장남으로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연탄 배달도 하고 돈이 되는 일이면 뭐든 했다. 지금까지 팔 힘이 센 이유가 어려서 연탄 배달을 해서다. 연탄을 한 손에 2장씩 집어서 한 번에 총 4장을 들었다. 연탄이 굉장히 무겁다. 그 일을 하도 많이 해서 지금도 팔 힘이 센 편이다”라며 과거 힘겨웠던 고생담을 전하기도 했다.

가슴 아픈 어머니의 기억, “내가 못다 한 꿈을 이뤄다오”

설운도는 “집안이 어려워지면서 어머니는 행상을 하셨다. 지금까지도 가장 가슴이 아픈 일이다. 어머니는 해운대 바닷가 쪽에서 과일을 파셨다. 하루는 어머니 동창 분이 해운대를 지나가다가 어머니를 알아보고 가던 길을 돌아오신 적이 있다. 무남독녀인 어머니는 교육도 제대로 받고 공무원 생활도 오래하셨다. 그래서 그 친구 분은 어머니가 정말 좋은 곳에 시집가서 잘 나가는 줄 알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과일을 파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서 두 분이 함께 10분을 울었다고 한다. 나에게 가장 가슴 아픈 어머니의 기억이다”고 전했다.

힘든 시절을 견뎌낸 설운도가 가수가 된 계기는 무엇일까. 설운도는 “얼굴이랑 성격 등 내가 형제 중에서 어머니를 가장 많이 닮았다. 대화를 해도 나랑 어머니가 잘 맞았다. 그러다 보니까 나를 유독 더 많이 믿고 의지했다. 어머님이 시청 공무원 생활을 할 때 노래자랑을 나가셨는데, 우승까지 한 적이 있다. 그렇게 MBC 전속가수가 됐는데, 친척들이 어머니가 가수를 하는 걸 반대했고, 결국에는 꿈을 접어야 했다. 그때 어머니가 ‘내가 못다 한 꿈을 너라도 이뤄다오’라고 말씀하셨다. 그 이후 내가 가수로 성공하면서 어머니가 문화관광부에서 주는 ‘장한 어머니상’을 받으셨다. 그때 비로소 어머니가 ‘장하다’라고 말을 하셨고, 눈물까지 보이셨다. 노래를 불러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렸기에 ‘내가 효도했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아버지와의 마지막 추억

설운도가 아버지와의 마지막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나는 대구에 있었다. 친척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노래를 배우러 다녔다. 그런데 아버지가 내가 있는 곳으로 나를 찾아오셨다. 그때 아르바이트를 하는 입장에서 돈이 넉넉하지 않아서 주변에서 돈을 빌려 아버지께 용돈을 드렸다. 그리고 뭐 드시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소고기 국밥을 드시고 싶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식당에 갔는데, 마치 한 달은 굶은 분처럼 아주 맛있게 드셨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버지에게 차표를 끊어드렸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 지금 살아 계신다면 가수로 성공한 아들의 모습을 너무 좋아하실 거다.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다”고 고백해 스튜디오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Keyword#2 한방에서 한 방에!

▷1980년대 인기 영화배우 이수진 씨와의 러브스토리

“집사람을 처음 보고 첫눈에 반했다. 완전 내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대화를 하다 보니 내가 공략할 수 있는 빈틈이 있더라. 자기 소원이 음반을 내는 거라고 해서 순간 ‘내가 유명한 작곡가다. 나에게 곡을 줄 수 있는 영광을 달라’라고 달콤한 말을 던졌다. 그리고는 곡을 만들었다고 만나자고 했다. 카세트에 노래를 담아서 들려줬는데, 너무 좋다고 하더라. 그때 아내에게 ‘소원이 하나 있다. 수진 씨를 차에 태우고 드라이브를 하는 게 소원이다’라고 했다. 아내가 허락을 해서 청평 쪽으로 드라이브를 갔는데, 그날 눈이 펑펑 쏟아졌다. 그리고 날이 추우니까 바닥이 얼어버려서 차가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받아버렸다. 걱정이 되도 (한편으로) 아내와 오래,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 사고 수습 후 근처에 동동주와 파전을 파는 집이 있었는데, 몸을 녹이자며 가게로 들어갔다. 그리고 취기가 오른 사이에 아내에게 ‘당신이랑 결혼하고 싶다’라고 고백을 했다. 그러자 아내는 ‘당신은 여자 만나면 모두 결혼하고 싶냐’고 따지더니 못하는 술 한 잔을 마시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차편도 없고, 눈도 많이 와서 택시도 없었기에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리고 그날 첫째 아들이 생겼다.”

▷가정적이진 않지만 마음만큼은 100점짜리 아빠

설운도가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를 고백한 후 무대 뒤에서 “한방이 여기 왔습니다”라고 외치며 한 젊은 남성이 등장했다. 설운도의 큰아들이자 가수 루민이다. 루민은 “솔직하게 아버지가 집에서는 가정적이라고 말할 순 없다. 그러나 마음만큼은 충분히 100점이다”라고 말하며, “저희를 위해서 많이 바쁘신 거니까 굳이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알게 되는 게 있다. 요즘 아버지의 취미는 설거지다. 설거지랑 청소를 열심히 하신다”고 말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들의 폭로에 설운도는 ‘아내 바보’의 면모를 보였다. “제가 워낙 집을 많이 비우다 보니까 집사람에게 ‘이 사람이 집에 신경을 쓰긴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주고 싶었다. 아내가 일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깨끗하게 집안 청소를 해두고 남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Keyword#3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설운도 ‘여자 여자 여자’

‘인생곡 가수’로 출연한 배우 문용현은 이날 설운도의 ‘여자 여자 여자’를 불렀다. 이를 들은 설운도는 이 곡에 특별한 사연을 밝혔다. 설운도는 “부부싸움 후에 탄생한 곡이다. 부부싸움을 하면 나는 먼저 피한다. 이날도 투닥거리다가 피해서 밖에 있었는데, 나중에 집에 들어가니까 아내가 아이들과 먼저 자고 있었다. 그 옆에 소주병이랑 노트에 적은 글이 보였는데, 그 글이 너무 가슴에 와 닿더라. ‘때로는 당신이 나를 아프게 해도 당신은 내 남자다. 당신이 내 마음을 몰라줘도 나는 당신과 자식만 생각한다’ 등의 내용이었다. 아내에게 너무나 미안해서 아내가 쓴 글로 새벽에 노래를 만들었다. 그리고 아내가 일어나기만을 기다렸고, 아내가 일어나자마자 들려줬다. 한참을 부르는데, 아내가 펑펑 울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고백하며, 곡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타이틀곡 선정

‘예스터데이’ 마지막 순서인 타이틀곡 선정. 이에 앞서, 설운도는 “(녹화를 하며) 지나온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아름다운 추억도 많지만 슬픈 추억도 많았고, 오늘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라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래서 오늘 ‘아버지’라는 곡을 부른 전철민 씨에게 제 앨범의 타이틀곡 기회를 드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또한, 설운도는 KBS 방송국에서 이산가족을 기리는 뜻에서 한정판으로 냈던 몇 장 안 되는 ‘잃어버린 30년’ LP판을 선물로 준비하기도 했다. 설운도 인생앨범의 타이틀곡 가수로 선정된 전철민은 “좋은 상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열심히 노래하는 가수 되겠다. 너무 영광이다.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글 이승연 기자 자료제공 MBN]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55호 (20.11.2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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