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초과 세수가 한두 해도 아니고, 벌써 4년째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될까요?
경제부 임세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임 기자. 간단하게 얘기하면, 정부 예상보다 더 많은 돈이 정부 주머니로 들어왔다는 거죠?
[기자]
네, 올해는 세금 만 원 걷어서, 만 원을 쓰겠습니다, 이렇게 정부가 예산안을 짰는데, 1년 지나고 보니 걷은 세금이 만 천 원이 돼버린 겁니다.
쓴 돈은 계획한 만 원 그대로였고요.
결국 더 걷힌 천 원은 그대로 정부 주머니에 남아 있는 거죠.
[앵커]
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에는 시중에 돈을 더 풀어야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의 상황이 된 거군요?
[기자]
재정이라는 게 경기가 안 좋을 때 돈을 풀어서 마중물 역할을 하는 건데, 그 역할을 제대로 못 한 거죠.
지난해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6년 만에 가장 낮았고요.
일자리 사정도 안 좋고, 기업들의 설비 투자도 마이너스였습니다.
정부가 안 되겠다, 싶어서 막상 돈을 풀려고 해도, 예상한 세금 규모에 맞춰서 쓸 곳을 정해놨기 때문에, 돈이 더 들어와도 곧바로 쓰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그만큼 세금이 얼마나 들어올지 예측하는 게 중요한 거죠.
[앵커]
정부 설명은 세금이 그렇게 많이 들어올지 몰랐다, 법인세나, 양도소득세가 생각보다 많이 걷혔다는 거잖아요?
[기자]
정부도 할 말은 있겠지만, 반도체 호황이 갑작스러운 것도 아니지 않느냐,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근로소득세도 계획보다 많이 걷혔는데, 현 정부 들어 임금 올리고, 최고세율 올리면서, 그걸 몰랐느냐는 지적도 있고요.
변수가 많아서 세금이 많이 걷혔다고 해도,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9.5%나 초과한 건, 세수 전망에 실패한 측면은 분명 있다고 봐야 합니다.
[앵커]
4년 연속 초과 세수인데, 정부가 의도적으로 세수 예상 규모 적게 잡는 경향도 있을까요?
[기자]
2015년부터는 세금이 더 걷혔는데, 그 전 2013년, 14년에는 10조 원 정도 마이너스였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세금이 계획보다 적게 걷히는 것보다는 차라리 많이 걷히는 게 낫다고 보고 보수적으로 계산하는 면이 없진 않을 겁니다.
당장 쓸 돈이 부족하면 추가 예산 짜서 투입해야 하고, 상황이 복잡해지니까 몸을 사리는 겁니다.
계산이 틀려도 너무 틀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니까, 정부는 정보 공개도 확대하고, 민간전문가 의견도 받아서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럼, 지금 중요한 건 이 돈 어떻게 쓰느냐일 텐데, 어디로 가죠?
[기자]
세금이 남았다고 해서 계속 정부 곳간에 쟁여 놓을 수는 없고요.
어떻게 쓸지는 법에서 정해놨는데, 40%는 우선 지방 교부금, 그러니깐 지방 재정 지원해주도록 돼 있는데, 이것도 4월 이후에 가능합니다.
결국 민간으로 돈이 가는 셈인데, 돈이라는 게 필요한 시점이 있는 거기 때문에, 세금 추계를 잘해서 제때 썼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앵커]
올해 세입 예상은 어떻습니까?
[기자]
정부는 올해 세금은 3백조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4분기부터 기업들의 실적이 하락세고 부동산 거래도 줄고 있어서 지난해 같은 대규모 초과 세수는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임세흠 기자 (hm21@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