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한진칼에 이어 한진에서도 행동주의 펀드 KCGI의 감사 선임 시도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지난 1일 잠정 실적 공시에서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산총액이 2017년 말 2조4538억원에서 작년 말 2조6794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진이 자산재평가로 부채비율을 2017년 말 182%에서 2018년 말 143%로 낮춘 것이 영향을 끼쳤다. 이에 따라 2017년 1조9000억원대였던 한진의 별도 기준 자산도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증권가에서 추정되고 있다. 결국 박지승 진성회계법인 대표를 감사로 선임할 것을 요구한 KCGI의 주주제안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자산이 2조원을 넘으면 감사선임 대신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감사를 선임하면 최대주주만 의결권이 3%로 묶이는 데 반해 감사위원 선임 시에는 모든 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돼 조양호 회장 측에 유리하다.
앞서 KCGI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서도 감사선임을 시도했으나 한진칼이 단기 차입금을 늘려 자산규모 2조원을 넘겨, 현 경영진의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KCGI는 “자산총액을 인위적으로 2조원 이상 늘려 현행 감사제도를 감사위원회로 대체하고 최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되는 감사선임을 봉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는 한진칼 지분 10.81%와 한진 지분 8.03%를 확보해 양사의 2대 주주로 올라 있는 상태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