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노그룹 본사가 “르노삼성의 파업이 계속 되면 신차 배정 협상의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한국 르노삼성의 노동조합은 오히려 총파업 카드를 꺼내들며 전면전을 선언했다. 본사의 경고를 사실상의 협박으로 해석하며 파업 강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8일 박종규 르노삼성 노조위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르노 본사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다음주에 예정된 부분파업(13일, 15일)은 계속 할 것”이라며 “사측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서 파업 수위를 조절하겠다. 지금 상태가 지속 된다면 총파업까지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노조는 파업도 없이 회사 입장을 다 맞춰줬다. 반면 르노본사는 수익에 대한 배당은 다 가져가면서 근로자들에게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며 “그동안 참아온 답답함이 터져나온 파업인 만큼 끝까지 가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과 성과급여 조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0월부터 28차례에 걸쳐 총 10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노조 설립 이후 최장 기간 파업을 기록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무기한 지속된다면 본사에서 신차 배정을 하지 않을 수도 있어, 노사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2014년부터 일본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9월 닛산 르노와의 로그 생산 계약은 종료 된다. 닛산 로그는 르노삼성 부산 공장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모델로 후속 신차 배정이 없으면 부산 공장 가동률은 반토막이 난다. 르노그룹 측은 “부산공장의 지속 가능한 미래 확보와 고용 안전을 위해서는 경쟁력 확보가 필수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혀왔다.
변종국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