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제19회 '서울 변방 연극제'가 7월 3~13일 펼쳐진다.
메인 스트림이 아닌 주변부를 톺아보는 연극제다. 올해는 미아리고개 예술극장, 삼일로 창고극장, 선돌극장, 신촌극장, 신촌문화발전소, 서울연극센터를 주무대로 삼는다.
서울변방연극제는 사람으로 따지면 성년인 20회를 앞두고 변화를 꾀했다. 이경성 예술감독과 함께, 한국의 극단 크리에이티브 바키(VaQi)와 오랜 인연을 맺은 호주 연출가 아드리아노 코르테제가 공동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다.
그간 연극제의 약점으로 지적된 홍보와 기획·행정은 코르코디움의 이정은 대표가 총괄 프로듀서로 맡는다. 서울변방연극제 전강희 대표가 프로그래밍 디렉터로 나선다.
올해 연극제는 특정 주제 없이 크게 '공연', '토크', '워크' 등 세 가지 파트로 구성한다.
'공연'은 초청 공연과 축제 제작 공연, 해외초청공연을 선보이는 장이다. 극작가 강훈구의 극단 공놀이 클럽,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의 저자 김원영 변호사와 신재 연출의 협업, 안무가 황수현, 안무가 허윤경의 초청작과 송이원 연출의 병 소사이어티, 정세영 안무가의 신작이 연극제 제작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다. 해외초청작으로는 베네수엘라 출신 다원작가 에니아 바레즈의 '애도파티'(Guyabo)가 준비된다.
'워크'에서는 완성된 공연이 아닌 참여 작가들이 자신들의 질문을 구체적인 형식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을 공유한다. 연극실험을 해온 연출가 윤사비나와 사운드 설치 작업을 주로 해온 제너럴쿤스·이인이 함께 참여한다. 전 디렉터가 전 과정을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한다.
마지막 '토크'는 연극제를 통해 나올 수 있는 여러 담론들을 다양한 주체들과 이야기 나누는 장소다. 관객을 테마로 하는 포럼 '관객참여에 대하여'(7월6일), 창작자에 대한 관객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나는 오늘도 노트북 앞에 앉아 지원서를 쓰다 관객개발 항목 앞에서 멈칫 한다'(7월9일)가 마련된다.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페미니즘 연극제와의 공동주최로 '연극을 퀴어링'이라는 제목의 토크(7월8일)도 연다. 서울변방연극제의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연극제의 오랜 전통인 '관객 비평단'이 창작자들과 비평을 나눈다.
이경성 감독은 이번 연극제를 준비하면서 아드리아노 예술감독과 '언캐니(uncanny)'라는 단어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다. '이상한', '묘한'이라는 뜻이다.
이 감독은 "말하자면 우리가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경험했을 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어떤 언어로 규정하거나 포착할 수 없는 상태나 감정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무언가 고정되고 확실할 때 우리는 안정감을 느끼지만 변화하기 위해서는 그 안정성을 깨고 나와 '언캐니'의 상태를 마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대면의 공간을 처절하고 흥미롭게 생성해내는 것이 '변방'의 역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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