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 기자]
▲ 토니 블링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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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초대 국무장관으로 토니 블링큰 전 국무부 부장관을 내정했다고 미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 로이터통신, CNN 방송 등 주요 외신은 22일(현지시각) 바이든 당선인이 초대 국무장관으로 블링큰을 내정했으며,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바이든 인수위원회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바이든 당선인의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론 클레인은 바이든 당선인이 오는 24일 첫 내각 인선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블링큰 전 부장관은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일할 때 외교 정책 수석보좌관을 맡으며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바이든 당선인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이 되자 부통령 전담 국가안보보좌관을 거쳐 국무부의 '2인자'인 부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NYT는 "블링큰은 20년 가까이 바이든 당선인의 최측근 외교 자문으로 활동하며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등 중동 지역과 미국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라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바이든 당선인과 세계 각국 정상들 간의 전화 통화를 관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 정상들이 바이든 당선인과 통화하는 것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블링큰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무차관을 지낸 닉 번스는 "블링큰은 오바마 행정부 8년간 모든 중요한 자리에 참석했으며, 외교·안보에 관한 광범위하고 독특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블링큰은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실세'로서 북한, 아프가니스탄 , 파키스탄,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정책 수립을 이끌었다. 온건한 민주당 성향으로 알려졌지만 원칙에는 단호한 입장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그는 2018년 6월 NYT 기고문에서 북한을 '세계 최악의 수용소 국가'로 규정하며 북미 관계 개선에 나선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도 전에 평화조약부터 논의하고 싶어하는 그들의 바람을 들어주려는 것 같다"라며 "이는 미국의 오랜 외교 안보 정책과는 배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또 다른 기고문에서는 "북한의 핵 시설이 지하나 산속에 숨어 있어 탐지하기 어렵고, 서울에서 불과 30마일 떨어진 곳에 대포 수천 개를 배치한 북한에 선제 타격을 가할 경우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라며 군사 공격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