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 이번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대통령 측은 법적인 도움을 구하고 있지만 아직 성공을 못 거두고 있다. 이번주부터는 조 바이든 당선인이 박빙 승리를 거둔 주요 경합주에서 선거결과 공식 인증이 잇따라 예정돼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연방법원은 트럼프 대통령 측이 제기한 선거결과 인증 중단 요구 소송을 기각했다. 매슈 브랜 판사는 "이점도 특정한 혐의도 없는 소모적인 법적 논쟁"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5개 지역(조지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애리조나)은 4년 전과 결과가 뒤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득표율 차이가 작다는 점에서 부정선거 주장 및 재검표 요구를 해오고 있다. 하지만 조지아, 미시간,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에서 제기한 결과 인증 중단 소송은 실패했다.

지난 20일 조지아주 정부는 바이든 당선인의 이 지역 승리를 공식 인증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 요구로 재검표를 했지만 1만2670표 차이가 확인됐다.

이번주부터는 다른 경합주의 결과 인증이 이어진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3일에는 미시간·펜실베이니아, 한 주 뒤인 30일에는 애리조나, 1일 위스콘신이 선거결과 인증 시한을 맞는다.

로이터에 따르면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 주의회의 공화당 의원 2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는데, 이들은 이후 선거 과정에서 문제 삼을 만한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밝혀 대통령의 기대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지역별 승자는 그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가져가고 이렇게 확보한 선거인단들은 다음달 14일 진짜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바이든 당선인이 과반 기준(270명)을 훌쩍 넘긴 306명을 확보해, 3개주의 결과가 뒤집혀야 당선인이 바뀌는 상황이다.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도중에도 "우린 대규모의 전례 없는 (선거) 사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트위터 글을 쓰는 등 포기하지 않고 있다.

절차 상 대통령의 선택지가 남아 있기는 하다.

VOA(미국의소리)에 따르면 승자가 인증됐어도 법적인 다툼은 가능하다. 선거인단을 지정해야 하는 기한은 '진짜 대선' 엿새 전인 다음달 8일인데, 이때까지 법적으로 승자가 정해지지 않은 주는 복잡한 상황이 된다.

이런 경우 주의회가 선거인단을 정할 수 있는데, 접전지 5개주는 모두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다. 투표 결과와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통상 이때는 주지사의 승인을 거치지만 이중 2개 지역은 주지사가 민주당 소속이어서 더 복잡한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측은 조지아주에 추가 재검표를 요구했다. 여전히 주가 규정한 0.5%포인트 차이 미만(약 0.2%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위스콘신에서는 재검표가 진행 중이지만 트럼프 측의 검표 방해 행동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주동 기자 news9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