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우스’와 ‘고곤의 선물’로 잘 알려진 영국 극작가 피터 셰퍼의 또 다른 대표작은 ‘아마데우스’다. 타고난 재능을 지닌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를 경외하면서도 질투를 느끼고 자신에게 그러한 재능을 주지 않은 신을 원망하는 살리에리 고뇌가 깊은 공감을 일으킨다. 동명 영화로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은 2018년 기획사 페이지1 작품으로 또 한번 우리나라 무대에 올랐다. 당시 강렬한 드라마와 인상적인 무대, 기존의 연극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무대 연출에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졌던 이 작품 재연(포스터)이 시작됐다.
이번 공연에선 천재는 아니지만 실력 있는 음악가로 누구보다 먼저 모차르트 천재성을 알아보고 그에게 경이로움과 질투를 느끼며 자신의 평범함에 고통스러워하는 살리에리 역에는 배우 지현준, 김재범, 차지연이 출연한다. 한동안 무대를 떠났다가 지난 5월 모노극 ‘그라운디드’에서 압도적 연기를 보여준 차지연의 또 다른 활약이 기대된다.
신의 은총을 받은 천부적인 재능으로 천재 작곡가라 칭송받지만 방탕한 사생활을 오가며 비극적인 삶을 살다 간 모차르트 역은 배우 최재웅, 백석광, 박은석, 성규, 강영석이 출연한다. 독특한 웃음소리와 타고난 천재성만큼 난해하기로 정평이 난 캐릭터이지만 시대를 앞서간 이의 고독이 느껴지는 복잡하면서 섬세한 내면 연기가 필요하다. 2020년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백석광, 타고난 연기력과 스타성으로 끊임없이 캐릭터 변신을 하는 배우 박은석 연기가 주목된다.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 베버’ 역에는 배우 이봄소리와 홍서영이 캐스팅되어,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야기의 흐름을 이끄는 멀티 캐릭터 ‘작은 바람들’에는 배우 김태한, 육현욱, 이상훈, 박소리, 김하나, 배훈이 캐스팅되어 극 중 내레이션을 비롯한 여러 개의 배역을 소화한다. 서울 광림아트센터에서 2021년 1월 17일까지.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