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유새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하겠다고 나서자 국민의힘이 '국회 보이콧' 카드를 꺼내느냐 선택의 기로에 내 몰렸다. 그러나 장외투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고 코로나19 재확산 상황도 걸림돌이다.
차선책으로 당 일각에서는 경제3법 등 여당의 주요 추진 입법 법안 및 예산안과 연계 하자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기류다.
오는 23일로 예정된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공수처법 개정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여야가 행동을 결정하기 전 최종 담판장이 될 전망이다. 연내 공수처 출범을 위해서라면 법 개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민주당과 이를 막으려는 국민의힘의 충돌은 불기피하다.
수적 우세를 앞세운 민주당이 법 개정을 강행하면 국민의힘으로서는 물리력을 동원하지 않는 한 막을 방법이 없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또 군사작전을 개시하면 그걸 누가 막겠냐"고 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모든 쟁점 법안을 비롯해 예산안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려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입장은 이와는 다르다. 원내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공수처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을 국민과 나눠야 한다"며 "우리가 이것은 양보할 테니 이건 우리 원하는 대로 하자고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 비토권은 법에 따라 정해진 것인데 민주당이 법적으로 잘못됐다고 걷어찬 꼴"이라며 "이것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라고 했다.
법사위 소속 한 의원도 "공수처법은 경제3법 등과 맞바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국회의장도 (여당의 법안 개정이) 얘기가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원내대표 회동을 주선한 것 아니겠냐"며 "국회의장 자신도 중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법이 아직 시행도 안됐는데 개정안이 올라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말이 안되는 것"이라며 "여당이 밀어붙이면 우리로서는 할게 없다. 책임은 고스란히 여당이 져야 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가 공수처법 개정과 쟁점법안을 연계하지 않는 것은 공수처법 개정은 타협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여야 간 진통 끝에 마련한 현재의 공수처법을 일방적으로 개정하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대가를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권은 이제 곧 국회에서 광장에서 짓밟힌 풀들이 일어서서 아우성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며 "대란대치(大亂大治)를 끝장내려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마지막 조율에 나섰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동안 박 의장 중재로 열린 원내대표 간 회동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 대해 합의가 도출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장외투쟁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아미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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