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ㆍ미계약분 경쟁률 ‘최고 214 대 1’
올해 분양시장에서 미계약 물량 대상의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전체 공급량 대상의 일반 청약경쟁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청 문턱이 낮은 데다 최근 공급방식이 온라인으로 일원화되면서 접근성이 좋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부동산정보 서비스 직방이 금융결제원 청약시스템(아파트투유)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들어 13일까지 전국에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20개 단지 중 17개 단지에서 일반 청약경쟁률보다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높게 집계됐다.
무순위 청약은 정식 계약 이후 남은 미계약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정식 계약 이전에 신청을 받는 사전 무순위 청약은 시행사가 원할 경우 전국 어디서나 받을 수 있다. 정식 계약 이후 신청을 받는 사후 무순위 청약은 규제지역에서 미계약 물량이 20가구 이상 발생한 경우 아파트투유를 통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다주택자이거나 청약통장이 없어도 신청할 수 있다.
사전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단지는 총 7개로 청약경쟁률이 모두 일반 청약경쟁률보다 높았다. 사전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게 나타난 단지는 지난 4월 분양한 경기 ‘구리 한양수자인구리역’이다. 일반 청약경쟁률은 평균 10.53 대 1이었던 반면 사전 무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191.19 대 1이었다.
사후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13개 단지 중에서도 10개 단지의 경쟁률이 일반보다 높았다. 지난 3월 분양한 서울 ‘동대문 청량리역해링턴플레이스’는 일반 청약경쟁률이 31.08 대 1이었던 데 반해 무순위 청약경쟁률은 213.69 대 1이나 됐다.
무순위 청약은 현금을 보유한 다주택자들에게 혜택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본청약 시 예비당첨자 비율을 기존 80%에서 500%로 늘려 무순위 청약 대상을 줄이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무순위 청약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경기침체와 부동산 대출 규제 등으로 실수요자 중에서도 자금 조달을 이유로 계약을 포기하거나 부적격자가 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