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로 나선 홍준표 전 대표는 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법무부장관과 총리까지 시킨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해 배신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경남 창원시 의창구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속 중인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최근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자신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데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총선 때 유승민 의원이 박 전 대통령 가슴을 아프게 했듯이 이번에 그런 말씀을 한 것은 믿는 사람의 배신이라는 측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정치 생리상 배신자는 용서치 않는다”며 “하지만 나를 (황 전 총리를 향한 옥중메시지에) 끼워 넣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당 대표 때)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킨 것은 한국당이 탄핵 정당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였다”며 “역대 대통령들도 당이 어려울 때 탈당하는게 관례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대선 여론조작 사건이 터지고 곳곳에서 김경수 경남지사 위에 상선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고 한다”며 “자신의 대선 정당성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전직 대통령을 계속 가둬둘 수 있느냐”며 박 전 대통령 석방을 강조했다.
또 “24년 정치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이 없다”며 “서로 은혜를 베풀거나 받은 일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당대회는 연기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당권 주자 중 황 전 총리와 김진태 의원 빼고는 모두 연기하자고 한다”며 “연기하지 않으면 전당대회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TV토론을 유권자 85% 이상이 참여하는 모바일투표하는 날 한다”며 “투표 당일 토론하는 것은 선거역사상 TV토론 제도가 생긴 이후 전무하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관위에서 그렇게 정한 것은 특정 후보를 검증하지 말라는 것이다”며 “정치판에 처음 들어오는 사람은 검증절차 거쳐야 하고, 검증절차 거치지 않고 당에 들어오면 인재가 아니라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고 황 전 총리를 겨냥했다.
이어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사유는 일제 징용재판을 연기해주는 대신 상고법원 받아주기로 한 재판거래다”며 “당시 재판거래 협의 장소가 대통령 비서실장 공관인데, 황 전 총리가 국가소속 당사자인 법무부장관으로 참석했는데도 유일하게 조사를 안 받았다”고 황 전 총리의 해명을 촉구했다.
홍 전 대표는 “황 전 총리와 청주지검 초임검사로 1년 4개월여 옆방에 같이 있어 아주 친했다”며 “그러나 친한 것과 공당 대표 될 자격이 있느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경남지사 재직 당시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지 않은 자신과 비교해 최근 김경수 지사가 현직 지사로 법정구속된 데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내 사건은 정치자금법 위반이고 검찰에서 실형 받아내려면 적어도 4, 5년 구형을 해야 한다”며 “1억원 정치자금은 구속 대상도 아닌 데다 항소심 가서 진술했던 사람의 거짓이 조목조목 드러났다”고 말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