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로 주는 보너스’를 들어보셨나요?
태광그룹이 직원들에게 줘야 할 보너스를 김치로 준 것이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이 김치는 그룹 총수가 소유한 골프장이 만들었고, 그걸 3,4배 더 비싸게 사서 준 것입니다.
김남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광그룹 총수 이호진 전 회장 일가의 고급 골프장입니다.
2011년 개장 이후 계속 손실을 봤지만, 2013년 태광의 IT 기업인 티시스와 합병했습니다.
흑자였던 티시스는 골프장을 떠안은 후 71억 원의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이 무렵 골프장은 갑자기 김치를 위탁 제조해 태광 계열사에 팔았습니다.
골프장 적자를 메우기 위한 사실상 강매였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입니다.
김치 가격은 시중 판매가의 3~4배가 넘었습니다.
[김성삼 / 공정위 기업집단국장]
"이호진 전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김치를 10kg당 19만 원의 고가로 512톤, 거래금액 95억 5천 만 원어치를 구매토록 하고… "
계열사들은 김치를 직원 복리후생비 등으로 구매해 이를 성과급으로 나눠줬습니다.
아예 2015년부터는 직원 의사와 상관없이 김치를 보내고 자체 구축한 김치 판매 전용사이트에서 구매한 것처럼 꾸미기도 했습니다.
[A 씨 / 전 태광그룹 직원]
"좋았죠. 왜 좋았냐 하면 김치를 줬으니까. 근데 그게 저희 상여금이란 명목으로 했다는 걸 보고 황당했죠."
김치 뿐 아니라 총수 소유 와인업체의 와인도 선물 명목으로 계열사에서 46억 원어치 구매했습니다.
계열사가 김치와 와인 구매 덕분에 이 전 회장 일가에 배당, 월급으로 최소 33억 원?지급됐다는 게 공정위 판단입니다.
공정위는 태광에 과징금 21억 8천만 원을 부과하고 이 전 회장과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태광 측은 "공정위 조사내용을 살펴본 뒤 법적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김남준입니다.
kimgija@donga.com
영상취재 : 정승호
영상편집 : 이승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