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예상 밑돌아… 4분기 희망퇴직금 등 거액 관리비 영향
“생명보험 M&A에 여전히 관심”
KB금융지주가 2년 연속 3조원대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보다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면서 리딩뱅크 지위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KB금융의 지난해 지배기업 지분 당기순이익은 3조68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7.3% 감소했으며 시장 전망치(3조3,118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4분기 당기순이익(2,001억원)이 직전 분기 대비 79%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희망퇴직 확대로 2,860억원(세전 기준)을 지출하고, 특별보로금으로 1,850억원을 쓰는 등 일회성 요인 때문이라고 KB금융은 설명했다.
또 주가지수 하락과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유가증권 손실이 확대되고 손해보험 업황이 악화한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리딩뱅크인 KB금융의 지난해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다음주 신한금융지주 실적발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한금융 지난해 당기순익 전망치는 KB금융을 소폭 앞선 3조1,495억원이다.
KB금융의 지난해 순이자이익은 KB국민은행의 탄탄한 여신성장에 힘입어 전년보다 8.0% 증가한 8조9,051억원을 기록했다. 지주 순이자마진(NIM)은 1.99%였다.
순수수료이익은 9.4% 늘어나 2조2,429억원을 나타냈다. 기타영업손익은 주식ㆍETF 운용손실과 보험이익 축소 등으로 2,884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일반관리비는 4분기 희망퇴직 비용이 늘면서 6.0% 증가했다.
계열사별로는 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이 2.3% 증가한 2조2,243억원이었으며, NIM은 1.70%였다. 원화대출금은 지난해 말 기준 257조4,000억원으로 1년 만에 9.6% 성장했다. KB증권의 당기순익은 전년보다 무려 34.2% 감소한 1,788억원이었다. KB손해보험도 2,623억원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KB국민카드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3,292억원이었다.
KB금융은 실적 공시 후 콘퍼런스 콜에서 7월로 예정된 새 잔액기준 코픽스 적용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새 잔액기준 코픽스가 현행보다 27bp 하락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며 “당행 코픽스 연동대출 가운데 88%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에 연동되며 금리가 잔액 코픽스 대출 대비 15bp 낮아 결과적으로는 12bp 하락 효과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환 대출을 하면 한도를 새로 적용받기 때문에 실제 대환 발생 건수나 이자 이익 영향은 크게 우려할 수준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인수ㆍ합병(M&A)에 여전히 관심을 보였다. 김 CFO는 “자본력은 준비가 돼 있다”며 “그룹 내 포트폴리오 상 취약한 생명보험에 관심을 두고 있고 자산관리에 우위가 있는 증권사, 고객 세그먼트에 강점이 있는 카드사에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