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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home 덧글 0 | 조회 125 | 2020-12-05 02:01:30
노랭이  

누구나 좋은 집에서 편안하게 지내고 싶다. 화려하거나 멋진 집이 아니라도 괜찮다.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집이라면 지친 하루를 위로하는 울타리가 되어 준다. 그래서 집이라는 말에는 거주하고 있는 건물이라는 의미뿐 아니라 돌아가 쉴 수 있는 안식처, 혹은 보금자리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게다가 한국에서 집은 재산 증식의 대표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집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게 한국의 현실이다.

그래서일까. 한국에선 유난히 집을 가리키는 말이 화려하다. 작은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은 빌라나 맨션이라고 부른다.

원래 빌라(villa)는 부자들이 따뜻한 바닷가에 지어 놓은 별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맨션(mansion)은 상당한 부자이거나 유명인이 사는 대저택을 말한다. 유럽의 대부호라면 도시에는 맨션을, 바닷가에 빌라를 소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영어에서 house는 대체로 단독주택을 가리킨다. 한국처럼 아파트가 많지 않고 대부분의 집이 단독주택의 형태이기 때문이다. detached house(다른 집과 떨어져 있는 집)라고 하면 뜻이 보다 분명해진다. 물론 아파트(apartment), 플랫(flat), 듀플렉스(duplex, 두 가구가 살도록 만든 집), 타운하우스(townhouse, terraced house, semidetached house) 모두 house다.

한국에서는 5층 이상 공동주택을 아파트라고 부르지만 미국에선 건물 층수와 상관없이 공동주택이면 아파트라고 부른다. 우리가 빌라나 맨션으로 부르는 저층 공동주택도 아파트다. 미국의 아파트는 매달 월세를 내고 사용하는 임대주택이 대부분이다.

영국에선 아파트를 플랫(flat)이라고 부른다. 이는 저소득층을 위한 싸고 낡은 공동주택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새로 지은 비싸고 좋은 주거용 고층 빌딩은 apartment라고 부른다.

최근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이 급등하면서 다세대나 연립주택의 거래가 크게 늘었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 때문에 불안한 사람들이 빌라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정책 당국자들의 발언에서 유래한 ‘빌라 거지’ ‘호텔 거지’ 등 신조어도 생겨났다.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라는 노래 가사처럼 집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home이어야 하는데 요즘 한국의 집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코리아중앙데일리 박혜민, Jim Bulley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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