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미국 최대 투자배급사 중 하나인 워너브러더스가 2021년 개봉하는 17편의 영화를 극장과 자회사 HBO Max를 통해 동시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3일(현지시간) 워너브러더스는 2021년 개봉할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시퀄, '고질라 vs 콩' '듄' '매트릭스4' 등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포함한 17편의 영화를 극장과 동시에 HBO Max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작들은 극장에서 개봉한 후 보통 약 90일간의 홀드백 기간을 가진 뒤 방송 및 OTT 등에 공개된다. 하지만 내년 워너브러더스에서 선보일 작품들은 극장 개봉 즉시 HBO Max에도 론칭된다.
워너브러더스가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은 이달 안에 코로나19 백신이 승인되더라도 내년 가을까지는 극장의 정상화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계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HBO Max를 넷플릭스에 대항할만한 규모로 키워내고자 하는 야심도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HBO Max는 지난 5월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후 구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워너 미디어의 CEO 제이슨 킬라르는 미국 뉴욕 타임스에 "다른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극장들은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우리는 팬데믹의 한가운데 있으며 이를 뚫고 나갈 방법을 모색 중이고, 그 중 하나가 대규모 제작비를 들인 웰메이드 영화를 계속해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이 2021년 여름쯤 급격하게 좋아지더라도 새로운 배급 모델은 1년간 계속될 것이라고 알렸다.
극장과 동시에 공개되는 영화들은 한달 간 만 HBO Max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후 극장에서 관객몰이가 끝나면 아이튠즈나 DVD 등 다른 부가 서비스로 제공되며, 이 과정이 끝난 후 다시 HBO Max에서 스트리밍 되는 방식으로 순환될 예정이다.
토비 에머리히 워너 브러더스 그룹 회장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내년에 예상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다"며 HBO Max 서비스가 없는 지역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으로 영화들을 개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타임스는 할리우드에선 워너브러더스의 이 같은 선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극장 수입을 포기하고, OTT 서비스인 HBO Max의 성공에 보다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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