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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와 기획한 '스키타이 황금'展.. 하루에 4000명씩 관람객이 몰려왔다 덧글 0 | 조회 138 | 2020-12-03 03:08:24
몽키  

이른 아침을 신문 냄새와 함께 시작하는 것은 정말 즐겁다. 이 즐거움이 습관이 되었다. 선친께서 조선일보 애독자이셨기 때문에 자연히 대를 이은 독자가 되었고, 지금까지 반백년 훨씬 넘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선친께서는 신문에 실린 중요 자료를 스크랩하고 분류해서 관리하셨다. 이를 배운 나 역시 신문 스크랩이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조선일보 스크랩을 들여다보니, 조선일보와의 직접적인 인연은 1991년 한·소 수교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과 조선일보사가 공동 주최한 ‘스키타이 황금’전에서 시작되었다. 아마 국내에서 언론사와 공동 기획하고 주최한 국립중앙박물관의 외국 전시는 이 ‘스키타이 황금’전이 처음이었다고 생각한다. 당시 나는 이 전시를 담당한 고고부장이었다.

소련에 직접 가서 협의도 하고 대여 유물도 추가하였다.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인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황금 유물은 특유의 역동적인 동물 문양과 정교하고도 세밀하게 묘사된 보물들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불후의 예술품이다. 더욱이 우리 고대 유물과 연관된 내용이 많아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전시는 성공적이었다. 150평 남짓한 기획 전시실에서 열린 전시는 유료였는데도 휴관일을 뺀 36일 전시 기간에 총 14만5000명(하루 4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쇄도하였다. 관람하고자 줄을 선 사람들이 좁은 중앙홀에 똬리를 틀고 있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 전공학자는 물론 일반 관람객들도 스키타이 황금의 예술성에 큰 감동을 받았고 이른바 ‘초원의 길’에 주목하게 되었다.

전시의 성공은 조선일보사의 힘을 입은 바가 컸다. 신문에 ‘명품 감상 코너’를 만들어 작품 소개를 하고, ‘조선일보 역사 문화 대학’에 스키타이 문화 강의를 마련하여 홍보에 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전시를 하며 조선일보 ‘일사일언’ 칼럼에 기고도 하고, 그 후에도 간혹 “풍납토성 유적 파괴” “아! 고구려 벽화” 등의 시론을 쓰면서 인연이 이어졌다.

언론의 역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는 일반 대중에게 유익한 정보나 지식을 제공하거나 또 사물을 제대로 분별하고 판단을 바르게 하도록 계몽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조선일보는 문화유산에 대한 홍보, 계몽에 늘 앞장서 왔다고 말할 수 있다. 내가 담당자로 준비하였던 전시였기 때문에 잊을 수 없고, 큰 도움을 준 조선일보에 지금도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조선일보가 이러한 사업을 지속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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