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현승섭 객원기자] 3점슛 500개 최연소 기록을 경신한 강이슬. 인터뷰를 통해 3점슛에 대한 그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부천 하나원큐가 2일 부산 스포원파크 BNK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와의 두 번째 맞대결에서 66-61로 승리했다. 하나원큐는 이날 승리로 4연패를 청산하고 3승 7패로 2라운드를 마쳤다.강이슬의 활약은 여전했다. 휴식기 이후 좋은 슛감을 유지하고 있는 강이슬은 이날 경기에서 20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강이슬은 21득점으로 커리어하이 기록을 경신한 양인영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특히, 강이슬은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4쿼터에만 11득점을 집중시켜 팀 승리에 공헌했다. 경기 전 강이슬 봉쇄에 총력을 다하겠다던 유영주 감독의 계획은 4쿼터에 물거품이 됐다. 경기 종료 후 강이슬은 “경기가 끝나고 좋고 기쁘다는 느낌보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엔 좀 더 좋은 경기 하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왜 그랬을까 강이슬은 “2쿼터를 포함해 점수 차를 벌릴 기회가 분명히 있었다. 그런데 3점슛을 쉽게 내주거나, 수비는 잘해놓고 쉬운 공격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좋지 않았던 경기력을 반성했다.휴식기 전 강이슬은 팀 내 주전 슈터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다소 부진했다. 휴식기 전 그의 6경기 평균 성적은 15득점 4.8리바운드 2.3어시스트였다. 특히 장기인 3점슛의 성공률 고작 20%(7/35)에 불과했다. 어깨 부상 후유증으로 신체 균형을 찾지 못했던 게 원인이었다.
그런 그에게 휴식기는 확실한 보약이었다. 휴식기를 통해 몸 상태를 회복한 강이슬은 3점슛 세례를 퍼부었다. 휴식기 이후 강이슬의 4경기 평균 기록은 22.8득점 8리바운드 1.8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은 무려 62.5%(15/24)에 달한다. 특히 득점뿐만 아니라 리바운드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해 제공권이 약한 하나원큐에 힘을 보탰다.강이슬은 “휴식기 전에는 내가 너무 부진했다. 휴식기 이후에는 내 컨디션은 살아났는데, 팀이 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농구는 팀 스포츠다. 그래서 내가 득점뿐만 아니라 수비, 리바운드에 참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우리 팀은 앞으로 점점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강이슬은 이날 경기에서 리바운드 12개를 낚아챘다. 2019년 2월 3일 당시 OK저축은행 전에서 기록한 리바운드 12개와 동일 기록이다. 강이슬은 “시즌 전부터 리바운드 욕심을 내고 있었다. 그리고 감독님께서 미팅 때 내가 리바운드 7개 잡으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하셨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아직 경기 중 가끔 넋 놓고 서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점은 고쳐야 한다”라고 자신을 되돌아봤다.이날 94년생 동갑내기 선수들의 손끝이 매서웠다. 강이슬은 20득점을 올렸고, 그의 친구인 구슬은 27득점을 퍼부으며 커리어하이 기록을 경신했다. 강이슬은 “경기를 본 분들은 알겠지만, 구슬이 던진 이상한 슛※도 들어갔다(웃음). 그래서 속으로 ‘오늘은 얘가 되는 날이다’라고 생각했다. 후반에는 우리 팀이 주로 대인 방어를 사용했는데, 제대로 막지 않으면 점수를 계속 내줄 것 같아 수비에 집중했다”라며 구슬의 활약에 놀랐다고 밝혔다.※ 3쿼터 5분 50초, 구슬은 골밑에서 강이슬의 수비를 뚫고 리버스 레이업슛을 시도했다. 구슬의 손을 떠난 공은 백보드 상단 모서리를 맞고 링 위에서 몇 번 튀더니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3쿼터까지 다소 잠잠했던 강이슬은 4쿼터에만 11득점을 몰아넣어 팀 승리에 크게 이바지했다.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을 물은 질문에 강이슬은 “BNK에서는 김진영처럼 나를 전담해 수비하는 선수가 있다. 4쿼터에는 그 움직임을 잘 읽으니 공격이 잘 풀렸다”라고 밝혔다.이날 경기에서 강이슬 3점슛 500개 고지에 올랐다. 강이슬은 3점슛 500개를 넣은 역대 12번째 선수이자 최연소 기록 보유자(만 26세 7개월)가 됐다. 종전 기록은 청주 KB스타즈 강아정이 보유했던 만 27세 6개월. 강이슬은 이날 경기 전까지 3점슛 498개를 넣었다. 3점슛 2개를 꽂는 건 그에게 식은 죽 먹기였다. 1쿼터 2분 54초가 남은 상황, 강이슬은 다소 행운이 깃든 3점슛을 성공시키며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1쿼터 종료 2분 22초 전, 강계리의 패스를 받은 강이슬은 스텝백으로 구슬의 수비를 가볍게 따돌리고 깨끗하게 3점슛을 넣었다. 그가 성공시킨 500번째 3점슛이었다.
3점슛 500개 최연소 기록을 의식하고 있었냐는 질문에 강이슬은 “예전부터 조금 욕심내던 기록이었다. 원래는 휴식기 전에 달성하려고 했는데, 내 몸이 좋지 않아서 생각보다 늦게 이뤘다. 앞으로 깨지지 않으면 좋겠다(웃음)”라고 말했다.
끝으로 기록에 도전할 만한 선수를 지목해달라는 요청에 강이슬은 “내 기록을 깰 선수는 없다고 본다. 앞으로도 그런 선수가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웃음)”라고 재치있게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사진=WKBL 제공점프볼 / 현승섭 기자 julianmintz@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