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출간돼 유발 하라리 열풍을 일으키며 세계적으로 160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사피엔스'가 4권 분량의 그래픽 노블로 다시 태어났다. 기발한 만화적 상상력과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이 어우러진 '사피엔스: 그래픽 히스토리'의 첫 번째 책 '인류의 탄생' 편이 김영사에서 출간됐다. 각색에는 벨기에 일러스트레이터 다비드 반데르묄렝이 참여했고, 프랑스 화가 다니엘 카사나브가 그림을 그렸다.
"초기 인류는 전혀 특별할 게 없었답니다. 개코원숭이, 반딧불이, 해파리만큼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평범한 동물이었죠. 언젠가 전 세계를 정복하고 뒤바꿔놓은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답니다."
주요 등장인물은 역사학자 유발과 조카 조이다. 두 사람은 현생인류 탄생의 미스터리를 풀고자 생물학자 사라스와티 교수를 찾아간다. 공존한 인류 종 가운데 왜 호모 사피엔스만이 살아남은 걸까? 사피엔스는 형제들을 살해한 연쇄살해범인가? 호모 사피엔스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이런 궁금증을 사라스와티 교수의 강의와 유발의 대화를 통해 풀어나간다. 말 그대로 100만년이 넘는 시간을 거스르는 인류 진화의 '빅히스토리'다.
원작의 내용을 그림으로 옮기는 수준이 아니라 추리 형식으로 다시 쓰다시피 했다. 7만년 전 사피엔스가 가는 곳마다 토종 동물들이 멸종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범죄 증거를 수집한 로페스 형사와 원고 측에 맞서 변론을 맡은 아담스키 변호사가 재판을 벌인다.
책의 1부에서 서술되는 '인지혁명'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을 더욱 강력하게 강화한 셈이다.
[김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