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에는 자식과 왕래가 끊기거나 있어도 멀리 있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제가 어릴 적 산골 동네에서 자라다 보니 어르신들 보면 옛날 생각이 많이 납니다. 어머니께 했듯 경로당 어르신을 챙겨드릴 때 참 좋아하시는 표정이 이 가슴에 켜켜이 새겨져 있습니다."
울산에서 자동차 내장부품 업체 범양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범수 대표(68)는 독거노인과 취약계층 등을 위해 50년 가까이 봉사와 기부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대 시절 첫 봉급을 받았을 때부터 중소기업 대표 자리에 있는 지금까지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물품 기부뿐만 아니라 직접 봉사활동까지 해왔다. 대한적십자사 특별회비로 위기 가정을 돕는 일도 틈틈이 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적십자사에 1억원 약정 기부를 하며 고액기부자클럽 '레드크로스아너스클럽(RCHC)'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울산 지역 7번째 RCHC 회원이다.
김 대표는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자연스럽게 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생겼다"며 "어릴 때 커서 돈을 많이 벌면 특히나 어르신을 위한 봉사활동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경북 칠곡군 약목면 기산동 2리다. 고향에서 경로잔치가 열리면 식당을 직접 빌려 대접했고, 편히 지내시라는 의미에서 마을회관에 냉장고 등 물품을 기증하곤 했다.
그의 경로당 봉사는 고향에서만 펼쳐지는 것이 아니다. 회사 근처 경로당에서도 똑같이 활동하기 때문이다. 과거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 서연이화(당시 한일이화) 사원 시절에도 월급을 타면 근처 경로당에 수박 등 먹거리를 사들고 방문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김 대표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이 오히려 더 좋다"며 "지금도 공원에서 할 일 없는 노인분들이 앉아 계시면 뭐라도 사들고 가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초등학교 어린 아이들도 매달 네다섯 명씩 지원해주고 중·고교에 잘 가게끔 돌봐주려고 한다"며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봉사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금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