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 기자]
▲ 공주산성시장 문화공원에 '찾아가는 이야기 사랑방'의 공연 무대가 마련되었다. 공주시문화도시센터(공주시 당간지주길 21)에서 주관한 '찾아가는 사랑방 이야기' 여덟 번째 무대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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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예정된 낮 12시 30분보다 조금 이른 시각 공주산성시장 문화공원에서 특별공연이 시작됐다.
예비 문화도시인 공주시에서는 올 12월,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업의 일환인 '찾아가는 이야기 사랑방'은 15인 이상의 시민 모임이 지원한 사연을 접수해 코로나19로 활동이 어려운 지역문화 예술인에게 활동 기회를 부여하고, 시민들에게는 문화도시에 대한 이해를 확산시키고자 진행하고 있다.
▲ 향토 가수 '최재숙' 공주산성시장 문화공원의 '찾아가는 이야기 사랑방' 공연자는 향토 가수 '최재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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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주관하는 공주시문화도시센터는 9월부터 '5인 이하'로 구성된 공연팀을 모집했다. 문화예술동아리, 전문예술단체, 비영리법인, 밴드동아리, 거리의 연주자, 댄스팀, 국악팀 등이 지원할 수 있었다. 이날 공주산성시장 문화공원 무대에 오른 공연팀은 향토 가수 '최재숙'이었다.
▲ 공주산성시장상인회 '이상욱' 회장 공주산성시장 문화공원의 '찾아가는 이야기 사랑방' 사연 접수자는 공주산성시장상인회'이상욱'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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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접수한 시민은 공주산성시장상인회 '이상욱' 회장이었다. 공주산성시장상인회는 오는 4일,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있을 '2020년 전통시장 활성화 유공 포상' 단체부문에서 정선군 '사북시장'과 포항시 '포항큰동해시장'과 함께 대통령상을 받게 됐다.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여러 차례 연기된 끝에 개최되는 데다 수도권 지역의 거리두기 1.5단계 격상으로 정부포상 대상자 1~2인만 시상식에 참석하게 된다고 한다.
▲ 공주산성시장 문화공원에서 '찾아가는 이야기 사랑방' 공연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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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색 '여행자 평상'에서 거리두기를 하며 공연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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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6일은 공주오일장이 열리는 날이었다. 월동 준비를 하기 위해 정기장을 찾은 시민들은 노랫소리를 따라 문화공원에 모여 들었다. 공주산성상권활성화사업단에서 지난 9월에 설치한 노란색 '여행자 평상'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공연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 공주오일장이 선 이날, 장 보러 나온 시민들이 짧은 공연에 열띤 호응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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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청중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목청껏 신나는 노래를 따라 불렀겠지만, 콧등까지 올려 쓴 마스크 안에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손뼉 치며 박자를 맞추는 게 최고의 에티켓이 돼 버렸다.
▲ '찾아가는 이야기 사랑방' 공연은 영상에 기록되었는데, NG가 몇 차례 나서 더욱 기억에 남은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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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이 막바지에 오르자, 공연자는 시민 중에서 신청을 받아 듀엣 무대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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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가수 '최재숙'은 5곡을 부르고 나서, 메들리곡을 함께 부를 시민을 무대로 모셨다. 공주시 신관동에서 장 보러 왔다가 공연을 구경하게 됐다는 주부의 자기소개가 끝나자, 자신도 내일은 배추 절여 김장해야 한다며 월동 준비로 바쁜 주부의 일상을 들려주었다.
초청 가수 '최재숙'은 요양병원에 봉사활동을 다니기도 한다는데, 어르신들이 기억이 가물가물하실 텐데도 잊지 않고 따라부르는 노래라며 '울고 넘는 박달재', '찔레꽃' 등을 열창했다.
▲ 꽃다발을 준비한 어르신 팬이 공연이 끝나자 꽃다발을 건네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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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숙' 초청 가수는 젊은 트로트 가수들이 아이돌급의 인기몰이 중이라 자신은 향토 가수로 열심히 활동하겠다며 끝인사를 마쳤다. 쌀쌀한 날씨에 야외에서 40분 넘게 혼자 공연을 마무리한 가수에게 꽃다발이 전해졌다. 팬이라 자처한 어르신 한 분이 미리 준비해 온, 감사의 뜻을 대신한 선물이었다.
붐비는 장터에서 흥정하던 즐거움, 목청 높여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부르던 한때. 코로나19는 평범했던 일상의 소중함을 이렇게 또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