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15년 만에 링에 복귀하는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54·미국)이 현역 시절 못지 않은 몸상태를 자랑했다.
타이슨은 오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로이 존스 주니어(51·미국)와의 복싱 레전드 매치에 앞서 하루 전 28일 열린 계체 행사에서 220파운드(99.8㎏)의 체중을 기록했다.
타이슨은 1986년 만 20살의 나이로 당시 챔피언인 트레버 버빅을 2라운드 KO로 제압하고 최연소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당시 그의 체중은 221파운드(약 100.2kg). 이번 복귀전을 앞두고 45kg 가량 감량한 타이슨은 나이가 무색할 만큼 근육질 몸매를 자랑했다. 현역 선수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통산 58전 50승 6패 44KO 2무효 전적을 기록한 타이슨은 2005년 6월 케빈 맥브라이드에게 6라운드 KO패를 당한 뒤 링을 떠났다. 1997년 에반더 홀리필드와의 경기 중 귀를 물어뜯고 반칙패 당해 ‘핵이빨’이란 별명도 얻었다.
은퇴 이후에는 악동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다양한 활동으로 대중과 만나면서 선수 시절 명성을 되찾았다. 특히 자신이 직접 출연한 1인극 ‘마이크 타이슨: 의심의 여지 없는 진실’을 통해 브로드웨이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영화에도 여러 편 출연했다. 최근에는 마리화나 농장주로 변신해 기호용 대마초를 판매하고 있다.
타이슨이 상대할 존스도 복싱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미들급, 슈퍼미들급, 라이트헤비급, 헤비급까지 4체급을 석권했다. 2018년 은퇴하기 전까지 75전 66승(47KO) 9패를 기록했다.
51살의 존스도 몸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전성기 시절 미들급에서 활약했던 존스는 현역 시절보다 몸이 약간 불기는 했지만 여전히 근육질 몸매를 자랑했다. 이날 계체에선 210파운드(약 95.2kg)로 타이슨보다 체중이 약 4kg 덜 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타이슨은 계체가 끝난 뒤 현역 시절처럼 자신감 넘치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나는 어디서 경기를 하건 바로 달려가 펀치를 날릴 것이다”며 “다른 모든 것은 존스에게 달려 있다”고 큰소리쳤다.
반면 존스는 “타이슨은 내 펀치 콤비네이션은 알겠지만 내 스피드는 모를 것이다”며 “우리 둘 다 서로를 때리고 싶어 한다”고 맞받아쳤다.
타이슨 대 존스의 대결은 정식 경기는 아니고 특별룰이 적용된 시범경기다. 캘리포니아주 체육위원회는 둘의 나이를 합치면 105세인 두 노장 파이터의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경기 도중 피가 흐르거나 KO로 흘러갈 조짐이 보이면 즉각 경기를 중단시킨다는 계획이다. 경기는 2분 8라운드로 치러진다. 헤드기어를 끼지 않지만 대신 일반 경기보다 훨씬 두툼한 12온스 글러브를 끼고 경기를 치른다.
채점을 하지 않기 때문에 부심 없이 주심만 자리한다. 하지만 세계복싱평의회(WBC)는 전직 복서 3명으로 비공식 채점단을 꾸려 승자에게 명예 벨트를 준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탓에 무관중 경기로 열리지만 이번 대결은 미국 내에서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TV로 이번 경기를 보려면 49.99달러(약 5만5000원)를 내고 유료채널을 구매해야 한다. 타이슨은 이번 경기를 통해 1000만달러(약 110억원)의 대전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