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날 철천지원수의 땅에서 자유를 노래하다/주성하·조의성/북돋움/1만6000원
탈북 청년들의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진짜 속내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그들이 미국에서 돌아본 북한과 한국, 인생과 공부 이야기에 관한 다양한 얘기다. 북한에서 원수로 세뇌받았던 ‘미제’의 나라를 횡단 여행한 탈북 청년 셋 가운데 주성하와 조의성 두 명이 각자의 관점에서 미국 여행에서 일어났던 일과 느낌을 담고 있다. 각기 다른 이유와 방식으로 북한을 탈출한 이들은 지금 한국의 일간지 기자와 대학생, 미국 투자회사 직원이다.
그들은 ‘무한 자유’의 미국을 횡단하면서 자신들이 떠나온 북한을 회상하고 북한과 미국을 비교해본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알라모 요새와 뉴멕시코 평야, 그랜드캐니언과 라스베이거스, 요세미티 국립공원,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밸리까지 미국을 가로지르는 여행에서 이들은 광대한 미국 풍경에 감탄하고 아직도 낯선 자본주의 문화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마음은 항상 북한에 가 있다. 이들의 대화 속에는 북한 청년들이 받는 ‘붉은청년근위대’ 군사 훈련, ‘식모 아지매’의 커다란 누룽지, 남몰래 시청한 남한 TV 프로그램, 그동안 받았던 세뇌 교육이 내면에서 무너져가는 과정 등 북한과 관련된 화젯거리가 연이어 등장한다. 이들의 대화 속에서 북한의 현실과 미래, 한국 사회의 아쉬운 점 등 제법 묵직한 지식을 배우게 되고 그들이 말하는 인생과 내가 살고 있는 인생의 무게를 생각하게 된다.
박태해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