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민우 인턴기자] 프리에이전트(FA) 승인 신청을 한 선수가 9명으로 가장 많은 두산이 용병들은 지켜낼 수 있을까.
두산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선수 유출 가능성이 높다. 모기업 사정을 고려했을 때 9명 모두 잡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내야 멀티가 가능한 허경민에 대한 복수 구단의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주환, 오재일 등도 군침을 흘릴만한 자원이다. 이외에도 성적 향상을 노리는 팀들이 두산의 FA 승인 신청한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다. 두산의 입장에서 전력 유출이 불가피한 상황. 올시즌 한국시리즈(KS)까지 팀을 이끈 용병들마저 떠난다면 두산의 다음 시즌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 크리스 플렉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등 용병 3인방을 앞세워 2020시즌 최종 순위 3위에 올랐다. 알칸타라는 명실상부 KBO 에이스로 올라섰다. 그는 31경기에 선발 출장해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했다. 특히 순위 다툼이 치열했던 시즌 막판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9월부터 10월까지 총 10경기에 선발 출전해 9승을 거두는 등 맹활약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기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KS 6차전에서 5.1이닝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는 등 에이스의 위용을 떨쳤다.
플렉센 역시 두산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시즌 막판 호투를 펼쳤다. 두산이 3위로 마친 것도, KS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플렉센의 활약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특히 KT와 플레이오프에서 2차례나 마운드에 올라 강인한 승부욕을 과시했다. 1차전 선발로 나선 그는 7.1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4차전에는 불펜투수로 등판해 3이닝을 무실점 완벽투로 삭제했다. KS에서는 다소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2번의 등판 모두 6이닝을 소화하며 제몫을 다해줬다.
올해 2년차를 맞은 페르난데스는 올시즌도 역시 타선의 중심을 잡아줬다. 안타왕에 오르는가 하면 대부분의 타격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페르난데스는 그동안 두산의 용병 타자 잔혹사를 깨끗히 지운 장본인이다. 페르난데스는 이번시즌 144경기에 풀타임 출전해 586타수 199안타 21홈런 타율 0.340을 기록했다. 시즌 내내 꾸준히 활약하며 KS 진출까지 이끌었다.
두산은 용병 선수들과 재계약을 안할 이유가 없다. 김태형 감독도 내년에도 함께 하자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플렉센도 KS 기간동안 “한국에 다시 돌아오고 싶다. 두산에서 오래 야구를 하고 싶다”며 재계약 의사를 밝혔다. 두산도 역시 재계약 의지를 피력했다. 효자 용병들이 내년에도 두산에서 함께할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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