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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내려온다..이 고을 저 산마루에..우리 소리 전해온다 덧글 0 | 조회 178 | 2020-11-25 23:00:53
숨비  

[경향신문]

춘향·몽룡 처음 만난 남원 광한루…‘동편제’ 송흥록 생가 거쳐 고창 판소리박물관서 득음을

‘우는 바다’ 울돌목 지나 강강술래 기원을 따라 생로병사·희로애락·노동을 노래한 아리랑의 진도까지

‘소릿길’ 시작 지점인 전주에 도착한 건 11일 오후 5시 무렵이다. 전주역을 나서자 현악 소리가 들려왔다. 역전광장에 투명 유리막을 설치한 무대에서 일군의 연주자들이 바이올린과 키보드를 연주했다. 무대 철제 구조물 상단엔 ‘2020세계소리축제’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연주자들은 ‘아페토 앙상블’이라는 그룹이었다.

무대도, 광장도 한산했다. 해가 붉게 저물며 관객 없는 유리벽 무대와 역전 대로인 첫마중길을 물들였다. 코로나19 시대 또 하나의 서글픈 풍경이었다. 와중에 ‘전주는 소리의 도시’라는 걸 다시 확인했다.

완산구 서학로 국립무형유산원(nihc.go.kr)으로 향했다. 이날치 밴드 공연(오후 7시30분)이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예정된 건 도착하고 알았다. 네이버TV 송출을 위한 무료 녹화 공연이다. 이 공연은 25일 방송됐다. 이날치 밴드는 ‘범내려온다’ 등 ‘수궁가’에 펑크와 디스크를 접목해 편곡한 곡들을 불렀다. 공연을 보러 온 임대근씨와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일찌감치 이날치에 주목했다. “요즘 다 좋다고들 하는데, 처음 나왔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해도 시큰둥하더라고요.” 전통 국악도 좋아한다. “짜릿함이 다르죠. 순도로 따지면 국악은 독주 같고, 다른 음악은 가벼운 맥주 같아요.” 그는 “절절한 통곡 같은” 해금과 태평소 소리를 좋아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자기 키만 한 가야금을 메고 다니는 걸 종종 봅니다.” 교육 시설이 많고, 많이 배운다는 뜻이다. 소리의 도시 전주를 각인시키는 말이었다.

국립무형유산원 앞쪽으로 전주천이 흐른다. 전주천 동로에서 한옥마을이 시작된다. 한옥마을은 전주의 보고다. 볼 것도, 먹을 데도 많다. ‘소릿길’에 집중한다면 빼놓지 않아야 할 곳이 전주소리문화관(jjsori.or.kr)이다. 전지길과 어진길이 교차하는 모퉁이에 들어섰다.

지난 8월에도 이곳을 찾았다. 한옥마을 길고양이 급식소를 취재하러 왔던 때라 유심히 주변을 살피진 못했다. 그때 놓친 게 전주소리문화관과 이웃한 전주국악방송국이다. 정확히는 방송국 스튜디오 투명 유리창 위에 붙은 ‘온 에어(ON AIR)’라는 전광판이었다. 진행자가 방송하는 모습이 뚜렷이 보였다.

코로나19 때문에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다. 상설 공연과 대중 강의를 잠정 중단했다. 판소리의 ‘판’이 ‘여러 사람이 모인 곳’이란 뜻인데, 코로나19가 이 판을 걷어버렸다. 기획 전시실 ‘화음동락’과 ‘국창 오정숙 기념관’은 둘러볼 수 있다. 더늠방 앞에 둔 북과 장구를 치고 놀아도 된다. 한국관광공사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전주편’의 한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명창 방수미가 ‘좌우나졸’ 원곡을 이곳에서 불렀다.

이곳에서 일하는 문화예술사 강한나씨는 국악 전공자다. 그도 “다른 음악을 들으면 시시하다. 재미도, 깊이도 없다. 금방 질린다”고 말했다. 판소리 사설이나 사자성어를 알아야 그 깊이와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화음동락’엔 추임새니 발림이니 하는 기초 용어부터, 판소리 다섯마당의 유래, 춘향가 대표 대목을 새긴 병풍이 놓여 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선정한 ‘소릿길’ 1코스엔 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만난 남원시 광한루와 동편제 판소리의 창시자 송흥록과 현대 판소리 대표 명창 박초월 생가도 들어간다. 전주와 남원 사이 임실 ‘필봉농악전수관’도 1코스 중 하나다. 1코스 마지막 지점은 고창판소리박물관이다.

판소리 공부와 여행에 제격이다. 조선 단종 원년(1453)에 왜침을 막으려고 지은 고창읍성이 박물관 지척에 있다. 읍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 돌면 극락성천한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옛사람들은 ‘손 없는 날’ 머리에 돌을 이고 도는 ‘답성놀이’를 했다. ‘물리적 거리 두기’가 용이한 이곳에서 여러 주민과 여행객이 산보하러 나온다. 평지와 산비탈에 축성된 성곽을 따라 돌면 고창읍 전경을 온전히 볼 수 있다.

고창 유·무형 문화의 고갱이 같은 곳이다. 판소리박물관, 판소리전수관, 군립미술관, 동리시네마, 문화의전당, 도서관, 도예전시장, 한옥마을이 읍성 앞에 들어섰다. 핵심은 판소리박물관이다. ‘판소리로’와 신재효(1812~1884)의 호를 딴 ‘동리로’가 이 일대를 감싸듯 교차하며 지나간다.

판소리박물관엔 동리 신재효의 유품, 고창 출신 김소희 명창의 기증 자료, 판소리의 역사와 계보, LP판들을 전시한다. 명창들 득음(得音) 수련 공간 ‘소리굴’도 재현해놓았다. 박물관 곁이 신재효 고택인 동리 정사터다.

문화관광해설사 최은희씨 설명을 들으며 박물관을 관람했다. 최씨가 동편제와 서편제, 중고제 소리를 비교하며 들을 수 있는 기계 앞에서 동편제 조상현 명창의 ‘단가 사철가’라고 적힌 버튼을 눌렀다. “판소리를 잘은 모른다”는 최씨 입에서 “이 산, 저 산에 꽃이 피니”가 절로 나온다. “동편제라 하면 이런 식으로 딱 딱 끊어져요. 서편제는요 애절하게 늘어지죠.”

빛바랜 흑백 사진 패널들이 눈에 들어온다. 앳된 청년이 한복을 입은 채 선 모습을 담은 사진이 줄지어 걸렸다. 최씨가 “벽소 이영민 선생(1881~1962)이 다 촬영한 것이다. (일제강점기) 땅속 항아리에 숨겨둬 살아남은 사진”이라고 했다. 한국 판소리 역사에서 덜 조명된 인물이다. 이영민은 서예가, 판소리 애호가였다. 독립운동가이자 무산자동맹에 적극 참여한 사회주의 사상가였다.

“지주는 사납기가 맹수와 같고(지주맹여수·地主猛如獸), 마름은 독하기가 뱀과 같더라(사음독사사·舍音毒似蛇), 한 해 내내 몸을 부려 수확한 물건은(종세근골물·終歲筋骨物), 모두 부잣집 곳간으로 들어가네(실귀부인고·悉歸富人庫).” 그가 지은 ‘소작인의 눈물(소작루·小作淚)’이란 작품 중 한 구절이다. 김용찬 순천대 국어교육과 교수의 <벽소 이영민과 ‘순천가’> 논문에 시 전문이 나온다. 논문을 보면, 이영민은 당대 명창들의 소리를 듣고, 감상을 한시로 지은 뒤 그 시를 배경으로 명창의 사진을 찍어 남겼다. 출옥 이후 일제 감시가 심해지자 문화운동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김 교수는 적었다.

소릿길 2코스는 목포, 진도, 해남을 따라간다. 진도대교는 해남과 진도를 잇는다. 그사이 놓인 바닷길이 그 유명한 ‘소리를 내어 우는 바다’ 울돌목(명량·鳴梁)이다.

해남 쪽엔 강강술래전수관과 우수영국민관광지가 놓였다. 강강술래의 기원 중 하나가 ‘임진왜란설’이다. 이순신이 적에게 군사가 많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갯마을 부녀자들에게 남장을 시켜 춤을 추고,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게 했다는 것이다. 민족 고유의 놀이라는 설도 팽팽하다. 오래된 놀이를 이순신이 의병술로 채택해 중흥했다는 절충설도 나와 있다. 진도 사람과 해남 사람이 발상지를 두고 다툰다. ‘소포걸군농악’도 임진왜란이 유래다. 의병들이 풍악을 치는 걸궁패로 가장해 적진을 탐색했다고 한다. 소포전통민속전수관이 이 농악을 비롯해 여러 소리를 전승하고 있다.

진도아리랑에 진도다시래기, 남도잡가와 베틀노래 등 진도 사람들은 생로병사와 희로애락, 노동을 소리로 표현했다. 국립남도국악원이 들어선 건 당연해 보인다. 지난 12일 오후 이곳을 찾았을 때 코로나19 때문에 문이 닫혔다. 국악원 뒤쪽의 여귀산과 귀성리 바다풍경을 보다 떠났다.

유·무형 문화유산은 진도가 겪은 갖은 수난을 떠올리게 했다. 남도진성은 왜구 노략질을 막기 위해 쌓은 성이다. 이 성 앞 논밭도 슬슬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가을이 저물고 겨울이 다가오는 계절의 낙조는 처연한 느낌이 든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팽목항이다. 노란리본을 본뜬 추모 조형물엔 캔커피와 황도, 과자가 놓였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기억공간 건립, 대통령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항만 공사장 쪽에 내걸렸다. 참사 지점을 알리는 지도 앞에서 해넘이가 끝날 때까지 머물며 현수막에 적힌 ‘소리’를 한참 생각했다.

■‘천년 정신의 길’ 등 …전국 각지 문화유산 엮어 걷기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전국 각지 문화유산을 지역별로 묶어 5개의 길을 만들었다. ‘소릿길’ 외 ‘천년 정신의 길’ ‘백제 고도의 길’ ‘설화와 자연의 길’ ‘왕가의 길’이 있다.

‘천년 정신의 길’은 경주의 불국사·석굴암·계림·대릉원, 안동의 하회마을·도산서원 등지를 아우른다. 공주 공산성과 마곡사, 논산 돈암서원, 익산 미륵사지가 ‘백제 고도의 길’의 핵심이다. 한국문화재재단은 “(5개 길 중) 동선이 짧은 편이라 1박2일로도 충분히 백제 문화를 느끼고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용머리해안, 산방산, 마라도 천연보호구역, 서귀포 쇠소깍, 선흘리 거문오름, 성산일출봉, 만장굴이 제주 ‘설화와 자연의 길’을 이룬다.

‘왕가의 길’은 서울 창덕궁과 경복궁, 광주 남한산성, 수원의 화성과 융릉·건릉, 인천 전등사를 돈다. 강화의 고인돌유적도 포함했다.

‘서원의 길’엔 영주 소수서원, 안동 병산서원, 함양 남계서원, 장성 필암서원, 정읍 무성서원이 들어갔다.

공주 마곡사, 보은 법주사, 해남 대흥사, 순천 선암사·송광사,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합천 해인사 등지가 ‘수행의 길’이다.

한국문화재재단(chf.or.kr)은 ‘문화유산 방문 코스’에 ‘문화유산 스탬프 북’을 비치했다고 밝혔다. 스탬프 3개, 10개 이상, 20개 이상에 따라 상품교환 선물도 마련했다. 코로나19로 해당 문화유산 방문이 제한될 수 있다.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는 곳도 많다. 어느 곳이든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로 상향된 지역의 시민들은 단계가 내려갈 때까지 방문 계획을 잠시 미루는 게 좋을 듯하다.

전주·고창·해남·진도 글·사진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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