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국내 일부 서비스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면서 사용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 앱은 날씨 서비스에서 동해를 표기할 때 ‘일본해(동해로도 알려져 있음)’란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이는 복수의 국가들이 각기 다른 주장을 하는 곳의 명칭은 사용자가 접속한 국가의 표기법을 따른다는 구글의 기존 관례에 어긋나는 것이다. 가령 우리나라에서 구글 맵을 쓰면 ‘동해’로 표시되지만, 일본에서는 ‘일본해’로 뜬다. 미국을 비롯한 제3국에서 접속하면 ‘일본해(동해)’로 병기된다.
현재 한·일 관계 악화로 국민감정이 예민한 상황에서 유독 구글 앱이 한국 사용자에게 일본해를 동해보다 먼저 표기하면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일본해 우선 표기가 단순히 실수나 오류 때문인지, 그동안의 원칙이 바뀐 것인지 구글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구글의 지명 표기 문제는 그동안에도 여러 차례 제기됐다. 지난 8월에는 구글 맵에서 ‘독도’를 검색해도 아무런 내용이 뜨지 않아 논란을 빚기도 했다.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동해 표기 문제와 관련해 “글로벌 회사로서 한국 정부 입장도 들어야 하고 일본 정부 입장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지도에서 동해 병기 비율은 2000년대 초반 2.8%에 불과했지만, 그간 정부와 민간단체 등의 노력에 힘입어 최근엔 41%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