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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 내 몸이 곧 나이며 나의 것 덧글 0 | 조회 15 | 2020-11-27 09:07:51
스톡포  

팬데믹 때문에 집에서 혼자 운동하는 이른바 ‘홈트’가 일상이 된 요즘. 나다의 ‘내 몸(My Body)’은 운동하며 듣기 좋은 노래다. 그의 힘찬 목소리를 듣고 있자면 기운이 절로 솟는다.

나다는 2013년 걸그룹 와썹의 래퍼로 데뷔했다. 와썹은 미국 남부 힙합 스타일의 음악과 ‘트워킹(twerking)’ 안무를 내세운 팀이었다. 트워킹은 엉덩이를 뒤로 쭉 빼 위아래로 움직이는 댄스 동작으로, 이 춤을 처음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거의 늘 민망함으로 수렴된다. 실은 그 반응에 트워킹의 목적이 있다. ‘관객을 성적으로 도발하기.’ 민망한 감정의 근원은 터부에 있다. 여성이 일반적인 ‘메일 게이즈(male gaze·남성적 응시)’가 요구하는 이상으로 자기 신체를 과시하면 불편함이 느껴져서다. 몸을 드러내는 알록달록한 전신 타이즈를 입고 트워킹을 하며 무대를 누비는 나다의 모습은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게 여유로웠고, 그래서 멋져 보였다.

나다는 2016년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 3〉를 통해 크게 알려졌다. 랩뿐만 아니라 호방한 가사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트워킹을 비롯해 자기 몸을 돋보이게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준우승을 거머쥐며 경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언프리티 랩스타 3〉가 끝난 직후 활발한 활동을 기대했지만, ‘내 몸’을 내놓기까지 2년7개월 동안 공백기가 있었다. 기존 회사와의 법적 분쟁 때문이었다. 인기가 올랐을 때 흐름을 잡아야 하는 연예인 처지에서는 많이 답답했을 것이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지나간 일보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근심에 잠겨 있기보다는 몸을 일으켜 움직이기를 택하는 편인 것 같다. 나다가 직접 쓴 ‘내 몸’의 가사도 그렇다. 지금까지 사랑이 끝나고 자립을 결심하는 여성을 그리는 가요는 많았다. 그러나 가사는 이제 돈 벌어서 내 몸에 쓸 거라고 말한다. ‘내 몸이 곧 나이며 나의 것’이라는 선언이다.

지금 세계를 달구는 여성주의 의제의 다수는 근본적으로 몸의 통제권에 있다. 동의 없는 섹스는 강간이라는 정의, 임신하는 여성 본인이 임신 중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믿음 등이 그렇다. ‘내 몸’의 펀치라인(‘넌 애기 만들 줄만 알지 애비 될 줄을 몰라’)에 담긴 문제의식은 노래가 말하는 바와 절묘하게 중첩된다. 여성의 몸을 존중할 줄 모르는 가부장적 남성에 대한 일갈이다.

최근 TV 프로그램 〈미쓰백〉에서 스텔라의 전 멤버 가영이 이런 나다를 부러워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가영은 과거 걸그룹 활동 당시 원치 않는 노출을 강요당한 경험으로 인해 아직까지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가 박탈당한 것은 자신의 옷과 몸을, 남의 시선 이전에 자기가 먼저 인식하고 전유할 권리였다. 나다의 당당한 자세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나다가 하고 있는, 재미있는 신체 활동 프로젝트가 또 있다. 유튜브 채널 ‘나다 외 XX야’의 피구 팀이 그것이다. 평소 유튜브 스포츠 채널을 즐겨 봤다는 그는 ‘여자 친구들과 직접 스포츠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팀을 조직했다’고 한다. 친선 경기로 모은 돈은 미혼모 후원에 썼다. ‘내 몸’의 가사처럼 힘차게 사는 나다의 인생을 응원한다.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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